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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의 이질적인 문화의 재능과 감각들이 한국에 들어와, 한국인들에게 잠재되어 있지만 미처 태어나지 못한 창조성을 자극시켜 여태까지 지구상에서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감각을 탄생시킨다면, 그것은 21세기의 한국인들에게 획기적인 고부가가치의 '발광체'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면 혁신과 2% 부족

디테일의 디테일까지도 완벽하게 다듬어
매일 아침 각 가정의 식탁 위에 올려놓아야


.....5일 아침부터 많이 달라진 조선일보를 유심히 관찰해본다. 거추장스러울 정도로 무겁게 느껴졌던 각 페이지의 헤드와 화이트스페이스가 과감하게 축소됐다. 본문과 제목 활자도 더욱 세련된 연출 기법이 채택됐다. 각 지면을 안내하던 각종 그림 표지의 기능적 요소들도 단순화됐고, 컬러 적용도 기능적이고 부드러워졌다. 보기에 편하다.

.....그러나 조선일보가 만족하기엔 이르다. 21세기 IT 대국인 한국 땅에서 신문이 추구해야 할 과제인 '신문 편집미'의 포스터 기능에 대해 더 밀도 있게 연구해야 한다. 지나친 세련미 추구가 가져다 주는 차가움을 희석시킬 따뜻하고 거슬리지 않는 파격적 시도도 필요하다. 편집자들은 매주 1~2회 정도 회화 및 서예적 요소를 과감하게 써볼 수도 있을 것이다.

.....국내에 캐리커처 아티스트들이 빈약한 것도 문제다. 조선일보는 다양한 캐리커처 아티스트들을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 저명인사들에 대한 유쾌한 비주얼 크리티시즘을 제공할 수 있다. 만평과 만화도 고만고만한 현재 수준에 만족하면 안 된다. 더 복합적이고 더 유기적이고 더 다이내믹한 것을 추구해서 매일 아침 독자들에게 삶의 에너지로 가공해서 서빙해야 한다.

.....수없이 등장하는 각종 표짜기ㆍ줄맞추기ㆍ줄꺾기 하나하나에도 감동을 유발하는 문법을 발견하려고 애써야 한다. 사진들 사이의 간격과 트리밍, 프레임 등에도 다양한 기법을 적용해야 한다. 디테일, 아니 디테일의 디테일까지도 완벽하게 다듬어 매일 아침 각 가정의 식탁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

.....[2009년 3월 6일자 조선일보]


용산 '물방울빌딩'에 거는 기대

5000년 흘린 피와 땀과 눈물 다 모아서
형상화 해놓은 것 같은 독특한 이미지


.....정부는 광복 이후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이나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파리의 에펠탑, 런던의 타워브리지, 코펜하겐의 인어공주, 브뤼셀의 오줌싸게, 싱가포르의 머라이언 같은 서울을 상징할 만한 조형물이나 캐릭터를 발견하거나 창조하려고 노력해 왔다. 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구체적인 수확을 하지는 못했다. 숭례문은 북경의 천안문이나 일본의 오사카성 등에 비해 너무 왜소할 뿐만 아니라 크게 차별화되고 개성적이지도 않아 지구촌에 서울의 브랜드로 내놓기에는 무언가 빈약하다. 남산타워도 남산 위에 우뚝 솟아 눈에 잘 띄기는 하지만 그저 하나의 툭 불거져 하늘로 치솟아오른 기능적인 구조물로 여겨질 뿐이지 조형적인 완성도나 심미적인 개성, 매력적인 예술성이 느껴지는 포인트는 별로 없다.

.....서울시는 지난 5월, 서울만의 고유한 특징과 이미지를 담은 상징 아이콘으로 해치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해치는 광화문이나 국회의사당 등의 입구에 세워져서 서울 시민들과 오랫동안 친숙해진 조형물로 선악을 구별하고 정의를 지킨다는 전설 속의 동물이지만, 휴머니티가 넘치는 스토리는 아직까지 전혀 알려진 것이 없다. 그렇다고 조형적 카리스마가 있는 것도 아니고 서정성이나 유머도 없다. 오히려 마치 희귀동물의 박제 같은 조형적 적막함과 커다란 만두를 빚어놓은 것 같은 무운동감, 주술적 공허함뿐이다. 아무리 돈을 들이고 공을 들여서 프로모션을 한다고 해도 장차 서울을 상징할 만한 조형물이나 캐릭터로서 많은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최근 몇 년 사이 서울과 인천, 부산 등에서는 21세기 대한민국의 눈부신 발전상을 상징할 만한 초고층 건축물의 착공계획이 여러 건 발표됐다. 그러나 대부분 천편일률적인 스카이스크레이퍼(초고층빌딩)라는 특성 외에 감성적인 매력까지 갖춘 계획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런 점에서 작년 11월 서울 용산 코레일 철도정비창 부지에 대규모 재개발 계획이 발표되면서 물방울을 형상화한 152층, 620m 높이의 드림타워 컨셉트는 눈길을 끌었다. 그것은 마치 우리 한(恨) 많은 한국인들이 지난 5000년간 이 땅에서 생존해오면서 셀 수도 없이 많은 내우외환을 견뎌내고 싸우고 극복해오면서 흘렸던 피와 땀과 눈물을 다 모아서 형상화해 놓은 것 같은 이미지였다.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나 파리의 에펠탑에 못지않은 개성적이고 독창적이며 차별화된 독특한 컨셉트였다.

.....그런데 용산 국제업무지구의 설계가 국제현상 공모를 통해 변경될 것이라고 한다. 12월 초 최종안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부디 물방울 모양의 초고층빌딩 계획만은 휴지통 속으로 집어넣지 말고 잘 살렸으면 한다.

.....[2008년 8월 8일자 조선일보]


올덴버그 작품료 35억원 아깝지 않다

우리 미술 해외진출은 자랑스럽고
해외 미술품 수입은 안 된다니…


.....진보·보수 미술단체들이 22일 오후 청계광장에서, 미국의 팝아트 작가 올덴버그의 조형물 '스프링'을 청계천에 설치하는 데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고 한다. 이들은 '35억원을 국내 작가 350명에게 1000만원씩 지원한다면 국내 미술 발전을 위해 훨씬 가치 있게 쓰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24일 서울 관훈동 민예총 아카데미에서 토론회도 개최했다고 한다.

.....이미 30여 년 전부터 온 국민이 수출로 먹고 살게 된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에서, 우리 미술품이 해외로 진출하는 것은 자랑스럽고, 해외 미술품 수입은 안 된다니…. 내가 혹 잘못 들은 것은 아닌가?

.....한국의 다가오는 세대들에게 교육적으로 꼭 필요한 것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고유의 창조성이다. 단순히 올덴버그의 작품 한 점이 설치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창조성으로 무장한 성공 스토리도 함께 설치되는 것이다.

.....한 문명비평가가 한국의 현대문화가 세계화를 지향한 지 오래됐지만 실질적으로는 국내 지향에 머무르고 있는 것과 관련, "이는 외국에서의 활동을 후광으로 삼으려는 전략으로, 한국문화가 스스로 발광체가 되지 못하고, 서구문화의 태양을 받아 되쏘는 '달빛문화'에 머무르고 있는 상태"라고 지적한 바 있다. 외국의 새로운 창작물을 모방했으면서도 마치 자기들이 만든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을 지칭한 것이다.

.....서구의 이질적인 문화의 재능과 감각들이 한국에 들어와, 한국인들에게 잠재되어 있지만 미처 태어나지 못한 창조성을 자극시켜 여태까지 지구상에서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감각을 탄생시킨다면, 그것은 21세기의 한국인들에게 획기적인 고부가가치의 '발광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35억원이 아니라 3조5000억 원 이상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

.....2005년 1월 국내 영화계와 팬들의 관심을 모았던 '태극기 휘날리며'의 아카데미상 진출이 좌절됐다. 2004년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출품작이 논란 끝에 뒤바뀌는 해프닝을 거쳐 미국영화과학예술아카데미에 보내졌던 '태극기 휘날리며'는 1월 25일 발표된 외국어영화상 부문 최종 후보 5편에서 제외됐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117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흥행대작으로 한국에서는 이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거의 모든 면에서 할리우드 수준의 걸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보고 난 직후에 남는 씁쓸함이라면, 아마도 이 영화가 1998년 할리우드에서 제작 발표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영화의 사상과 방법의 선택에 있어서 너무 닮았다는 점일 것이다. 고유의 창조성을 갖고 있어야 세계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

.....[2006년 1월 25일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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